스팁버키GS - About winter

시점: 윈터 솔져 이후~시빌워 이전

 

About winter

 

 그녀는 여전히 그를 기억하고, 다시 살아난 기억에 그녀는 기뻐하며 웃을 틈도 없었다. 겨우 스티브를 만났을 때 그녀 자신은 제정신이 아니었으니까. 가차 없이 너는 내 미션이라며 공격했었다. 기억에 아파하며 정처 없이 걸어 다닌 이곳, 여기가 어디지? 하고 정신을 차려보면 현란한 네온사인이 밤낮 가리지 않고 반짝거린다. 아프지도 않을 강철이 아픈 것 같아 얼굴을 찡그렸다. 누군가가 그랬다, 있지도 않은 곳이 아프다면 환상통을 의심해보라고. 차분하게 돌리려 노력하는 시선을 거리 곳곳이 잡아 끈다. 스티브를 닮은 파란 눈을 찾은 것 같아 그녀는 잠시 멈칫하고 만다. 그리고 그가 맞음을 알았을 때 윤기 잃은 갈색 머리카락은 급하게 돌리는 고갯짓에 의해 흔들리다 가라앉았다. 그는 누구인지 모를 단단한 몸을 가진 남자와 카페 안으로 들어선다. 발걸음 소리를 한껏 죽여가며 버키가 그 뒤를 따랐다.


 무언가 주문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녀는 당황스러웠다. 종업원이 내어준 메뉴판을 들여다봐도 뭐가 뭔지 알 턱이 없어 스티브의 등만 쳐다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그들 눈에는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종업원이 직접 다가오기까지 했다.


“손님? 주문을 하셔야죠.”
“커…… 아무거나 주세요.”
“아무거나, 라고 주문을 받을 수는 없어서요.”


 직원의 난처한 표정을 모른 척 할 수 없어 메뉴판을 대충 살펴보지만 읽어봐도 모르겠다. 손님? 눈치를 주는 얼굴에 버키가 아무거나 가리키며 이것 주세요, 하고 중얼거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새하얀 크림이 올라간 조그만 커피 잔이 나왔다. 아마도 크림이 올라간 무언가를 시킨 모양이겠지. 홀짝거리며 마시는 시늉만 여러 번 했다. 그 와중에도 스티브를 향한 눈길은 여전해서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머릿속에 박아두었다. 입은 셔츠에 가득한 체크무늬 모양이며, 짧게 깎은 머리, 앞에서 웃으며 이게 바로 21세기 아메리칸 스타일이야, 하고 웃어대는 친구.


 언뜻 돌리는 얼굴에 시선을 마주할 뻔 했다. 하얀 얼굴에 자리한 빨려들 듯한 눈은 여전한 푸른 색이다.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가 우리의 마지막 만남을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여전히 그때의 반즈 병장이고 몸에 꼭 맞춰 입은 군복을 입은 채 네 앞에 나타날 수 있다면……. 지금과 그때는 많은 것이 달라져 있다. 그에게는 요즘 세상의 친구가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스티브는 여전히 예전과 다를 것 없는 웃음을 지으며 뭐라고 말을 하고 있었다. 그 웃음을 따라 그녀도 웃을 뻔 했다. 테이블에 돈을 내려놓은 후 버키가 일어섰다.


 자, 이제는 루마니아로 떠날 시간이야, 버키 반즈. 스스로에게 속삭이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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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렐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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