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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1.04 스팁버키GS About winter
  2. 2016.10.09 캡틴 아메리카 [스팁버키GS] After winter 1

스팁버키GS - About winter

시점: 윈터 솔져 이후~시빌워 이전

 

About winter

 

 그녀는 여전히 그를 기억하고, 다시 살아난 기억에 그녀는 기뻐하며 웃을 틈도 없었다. 겨우 스티브를 만났을 때 그녀 자신은 제정신이 아니었으니까. 가차 없이 너는 내 미션이라며 공격했었다. 기억에 아파하며 정처 없이 걸어 다닌 이곳, 여기가 어디지? 하고 정신을 차려보면 현란한 네온사인이 밤낮 가리지 않고 반짝거린다. 아프지도 않을 강철이 아픈 것 같아 얼굴을 찡그렸다. 누군가가 그랬다, 있지도 않은 곳이 아프다면 환상통을 의심해보라고. 차분하게 돌리려 노력하는 시선을 거리 곳곳이 잡아 끈다. 스티브를 닮은 파란 눈을 찾은 것 같아 그녀는 잠시 멈칫하고 만다. 그리고 그가 맞음을 알았을 때 윤기 잃은 갈색 머리카락은 급하게 돌리는 고갯짓에 의해 흔들리다 가라앉았다. 그는 누구인지 모를 단단한 몸을 가진 남자와 카페 안으로 들어선다. 발걸음 소리를 한껏 죽여가며 버키가 그 뒤를 따랐다.


 무언가 주문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녀는 당황스러웠다. 종업원이 내어준 메뉴판을 들여다봐도 뭐가 뭔지 알 턱이 없어 스티브의 등만 쳐다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그들 눈에는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종업원이 직접 다가오기까지 했다.


“손님? 주문을 하셔야죠.”
“커…… 아무거나 주세요.”
“아무거나, 라고 주문을 받을 수는 없어서요.”


 직원의 난처한 표정을 모른 척 할 수 없어 메뉴판을 대충 살펴보지만 읽어봐도 모르겠다. 손님? 눈치를 주는 얼굴에 버키가 아무거나 가리키며 이것 주세요, 하고 중얼거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새하얀 크림이 올라간 조그만 커피 잔이 나왔다. 아마도 크림이 올라간 무언가를 시킨 모양이겠지. 홀짝거리며 마시는 시늉만 여러 번 했다. 그 와중에도 스티브를 향한 눈길은 여전해서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머릿속에 박아두었다. 입은 셔츠에 가득한 체크무늬 모양이며, 짧게 깎은 머리, 앞에서 웃으며 이게 바로 21세기 아메리칸 스타일이야, 하고 웃어대는 친구.


 언뜻 돌리는 얼굴에 시선을 마주할 뻔 했다. 하얀 얼굴에 자리한 빨려들 듯한 눈은 여전한 푸른 색이다.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가 우리의 마지막 만남을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여전히 그때의 반즈 병장이고 몸에 꼭 맞춰 입은 군복을 입은 채 네 앞에 나타날 수 있다면……. 지금과 그때는 많은 것이 달라져 있다. 그에게는 요즘 세상의 친구가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스티브는 여전히 예전과 다를 것 없는 웃음을 지으며 뭐라고 말을 하고 있었다. 그 웃음을 따라 그녀도 웃을 뻔 했다. 테이블에 돈을 내려놓은 후 버키가 일어섰다.


 자, 이제는 루마니아로 떠날 시간이야, 버키 반즈. 스스로에게 속삭이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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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어벤져, 윈터 솔져, 시빌워 스포 주의, 시점은 윈터솔져 후반 & 시빌 워 사이.

 

 

 

After winter

 

 

 

 I'm with you til the end of the line, pal.

 

 스티브 로저스의 삶은 버키 반즈가 없다면 설명이 되지 않는다. 90년 가까이 잠들어 있은 후 깨어났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이름은 버키였다. 쉴드에서 캡틴 아메리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하이드라의 부하가 되어 있는 버키를 만났을 때 그녀 앞에 무릎 꿇고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녀와의 추억은 어느새 단 맛보다 짠 맛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그들의 청년기였던 1940년대, 긴박한 전시 상황이었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그야 당연한 일이겠지만. 웃음보다 눈물이 많은 것이 당연한 시대였으니 그것은 저와 버키에게도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핼리 캐리어 안의 칩들을 바꿔 넣기 위해 스티브는 비행선 속으로 훌륭하게 잠입했다. 그리고 그가 만난 것은 그녀였다.

 

“너하고는 안 싸워.”

 

 망설임 없이 버린 방패는 끝조차 보이지 않아 아득한 밑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만큼이나 대단한 각오였다.

 

“넌 내 친구니까.”

“넌 내 임무야!”

 

 세게 던져진 몸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온몸이 뒤틀리고, 숨이 막힌다. 그녀는 이제껏 이렇게 무자비하게 자신에게 손을 대지 않았다. 그녀가 손을 대는 것은 오직 자신을 괴롭히는 불량배들 뿐이었다. 군에 입대하기 전, 그때는 체격 차이가 비교도 되지 않았던 불량배들과 싸울 때 그녀가 돌연 나타나 그를 구해주었다.

 

“그저 임무일 뿐이라고!”

“그럼 끝내.”

 

 네가 없었던 기나긴 70년의 세월을 이렇게 끝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긴 하다. 네 앞에서, 이렇게. 내 최후가 너여도 좋다. 아니, 너여서 좋다.

 

“I'm with you til the end of the line, pal.”

 

 그러니까 네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아. 어머니의 장례식 이후 네가 해주었던 말, 그리고 지금 내가 너에게 하는 말, 그 말은 진심이니까. 야속한 마음조차 들지 않았다. 그가 그 말을 받아주지 않는 것은 매우 당연했고, 몇 번이고 제가 속죄해야 할 사람이 아니던가. 자신은 오래 전의 전투에서 눈 덮인 설원으로 추락하는 버키를 구해내지 못했다. 그러므로 이 모든 것은 자신이 했던 잘못된 일의 결과이며 마땅히 치러내야 할 죗값이다. 스티브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차마 자신 앞의 그녀를 눈물 없이 바라볼 수 없어, 그저 지금은 갑작스런 피로가 몰려와 잠시 눈을 감았을 뿐이라고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머릿속으로 쏟아냈다. 눈을 감자 70년도 더 된 일들이 흑백영화처럼 머릿속을 휘감았다. 이런, 눈앞의 버키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더 나을 뻔했다. 밀려오는 추억들은 스티브를 더 울고 싶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녀 앞의 그는 여전히 브루클린의 소년일 뿐이었다. 그녀는 단순한 행동 하나만으로도 그를 언제든 그때로 돌아가게 만들 수 있었다. 정말이지 지독한 우정이었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자신이 들어 있었다. 벌어진 입은 무엇을 말하려는지 궁금하다. 비행선이 흔들린다. 방패도 무엇도 없는 스티브는 아무도 잡아주는 이 없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거센 바람이 귓가를 스쳤다. 웅웅대는 소리는 가물거리는 의식 속으로 흘러 들었다.

 

 안녕, 버키.

 

 미약한 음악 소리가 들린다. 버키와 발을 맞추어 춤추고 싶었던 음악소리다. 그 음악은 또 다른 멜로디로 바뀌었다. 자세히 들어보니 샘이 처음 만났을 때 추천해주었던 음악이다. 힘겹게 눈을 떠보니 병실 안 풍경과 함께 샘이 보였다.

 

“샘.”

“안 깨어나는 줄 알았지 뭐야.”

 

 스티브는 다시 눈을 감았다. 현대적인 노래는 다시 오래된 옛날 노래로 바뀐다. 전쟁이 끝나면 그녀와 춤추고 싶었다. 이제 전쟁은 끝났고, 그는 그녀를 다시 만났다. 어쩌면 그는 그녀와 춤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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