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 to find you


뉴트x제이콥


 






 뉴욕에서 한바탕 소동이 있은 뒤 뉴트 스캐맨더가 런던으로 돌아온 것은 한 달하고도 일주일이 다 되어가는시점이었다. 뉴욕에서 티나가 보낸 첫 번째 편지를 받아본 후 3일이된 날이기도 했다. 마법부에서 조그만 자리를 차지한 채 책을 집필하다가도 편지 안의 내용이 머릿속을흐트러뜨리고 펜을 멈추게 만들었다. 같은 부분을 다섯 번째 되풀이해서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후 완전히펜을 놓아버렸다. 괜한 양피지 낭비 말자. 그 대신 뉴트는책상에 엎드렸다. 햇살과도 같은 빛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책상에 닿는다. 이미 여러 번이나 편지를 읽어보았기 때문에 굳이 편지를 들춰보지 않아도 무슨 내용인지 어렵지 않게 되짚어 볼수 있었다. 수많은 내용들을 제쳐두고 오직 한 부분만 둥둥 떠오른다.……제이콥도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 퀴니가 얘기해주었는데, 빵집을 열었다더군요!





 머글, 그걸 미국에서 뭐라고 불렀지? 뭐라더라, 머글이 아닌 노ㅁ…… 노마지, 그래, 노마지라고 불렀지. 제이콥코왈스키, 그는 이제 자신에게 보통의 노마지가 아니라 마음 한 켠을 쿡 쑤시는 사람이 되고 말았지만.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봤다는 것으로 기억을 잃게 만들어야 했던 그 사람. 생각만해도 가슴이 아리는 것을 보니 이런 것을 두고 일종의 양심이라고 해야 하나, 뭐 그런 종류의 것이겠지만. 둥실둥실 떠오르는 사람 좋은 웃음과 포근한 체격에 뉴트는 몇 번이고 책 작업을 지체해야 했다. 계속해서 뉴욕의 모습이 생각나고 그곳에서 맡았던 매캐한 연기조차도 반가울 것 같았다. 하룻밤과 낮이 지나고 뉴트는 결심을 했다. 가자, 뉴욕으로. 티나와 퀴니, 그리고두고 온 모든 것들이 그를 지독한 향수병에 걸리게 만들기 전에. 늘 입는 푸른 코트에 회색과 노란색이섞인 목도리를 둘렀다. 스캐맨더, 하고 쏘아보는 상사의 눈빛도애써 모른 척 하고 뉴욕행 티켓을 끊었다. 그는 다시금 여행을 떠날 준비가 되었다.





 배 멀미에 아찔해 할 사이도 없이 탈출하려는 니플러며 두걸을 말리느라 애를 썼다. 안 돼, 예전에도 소동이 있었잖아,조금만 참자, 하고 달래는 것도 일이라면 일이다. 뉴욕으로도착하자마자 뉴트가 향한 곳은 제이콥의 빵집이 있는 곳이었다. 깜짝 방문이라 티나와 퀴니의 업무 종료시간까지 기다리려는 계획이기도 했지만 제이콥이 가장 많이 생각나고, 보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티나의 편지에 따르면 이 부근 어디쯤이었던 것 같은데……. 다물었던입이 살짝 벌어졌다. 아담한 빵집 창문 너머로 보이는 제이콥의 모습에 그는 생각조차 길을 잃고 허둥댄다. 멀리서 보겠다는 생각은 어느새 저편으로 밀어두고 몸이 먼저 움직여 어느새 빵집 안으로 들어섰다. 빵집 안을 가득 채운 빵들의 모양을 보고 그는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 제이콥이자신과 함께 돌봤던 동물들이 빵을 통해 새로 태어난 듯했다. 기억을 잃은 줄 알았는데 무슨 조화인지그러지 않은 듯했다. 어느새 두세 발자국 앞에 서 있는 제이콥이 보였다. 뉴트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제이콥을 보았다. 그가 인사를 하면, 나는 뭐라고 답해야 하지?





 한층 가까워진 제이콥의 모습에 그는 숨을 삼킨다. 다음 순간제이콥이 유쾌하게 외쳤다. 그 목소리를 뉴트는 언제나 듣기 좋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처럼 원망스러웠던 적이없었다.





“우리 빵집의 빵이가장 맛있고 신선합니다! 젊은 청년, 청년도 하나 맛보면좋아하게 될 거에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듯이, 제이콥은 지극히 손님을 맞이하는눈빛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 뉴트는 그를 붙잡았다. 그래도 혹시나, 설마.





“저, 저기!”


“네?”





 그가 뒤돌아 섰다가 등을 돌린다. 눈을 마주치면 뭔가를 기억해낼지도몰라.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뉴트가 제이콥과 눈을 마주쳤다. 그러나그의 반응은 여전하다. 뭐 필요한 것이라도 있느냐는 눈빛은 분명 장난을 치는 것도, 부러 모르는 척하는 것도 아니다. 빵 하나를 가리키며 뉴트가 외쳤다.





“이 빵, 이런 모양은 어디서 생각해내신 거죠?”


“글쎄요, 그냥 생각하면 나와서요. 그 모양이 마음에 드나요? 맛도 좋답니다!”


“저는, 저는…….”


“……청년?”





 동물들은 기억하는데, 왜 나만.당신의 기억 속에서 어째서 나만 쏙 빠져 나왔는지. 동물들을 기억하고 있다면 그 기억 속에흐릿하게나마 나도 잊지 말아주지. 미소 짓고 있던 제이콥이 다소 당황하는 표정을 보고서야 뉴트는 자신이울먹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제이콥은 뉴트를 달래기 위해 손을 뻗었다. 토닥여주는 손길은 여전히 따뜻해서 뉴트는 차라리 손길마저도 차갑기를 바랬다.





 울음을 삼키며 뉴트가 빵집을 나왔을 때는 손에 빵 봉지를 들고 있었다. 움켜쥐듯이잡은 봉지에 손자국이 남는다. 좋은 냄새가 나는 빵 봉지를 열어보면 니플러 모양의 빵도 있고, 애럼펀트 모양의 빵도 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자신의 모습도, 티나도, 퀴니도 없다. 비틀거리며벤치를 찾아 앉아 곁에 슈트 케이스와 빵 봉지를 내려놓았다. 축 늘어진 모습으로 뉴트가 빵 하나를 집어들다 내려놓았다. 목이 메어 빵이 넘어갈 리가 없다. 다시눈물이 날 것 같아 뉴트가 얼굴을 감쌌다. 어느새 가방 안에서 빠져 나온 니플러가 반짝이는 것을 향해달려가려다가 얼굴을 감싸고 있는 뉴트를 쳐다보며 불안한 표정을 하다가 뉴트의 품 안을 파고든다.





 여전히 빵 냄새는 향긋했지만, 제이콥이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는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Posted by 렐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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